앞자리, 1% 승자의 법칙

중ㆍ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은 평균 5명이라고 합니다. 학교 수업을 8시간으로 보고 방과 후 학원 공부 시간을 4~5시간으로 계산하면 약 2배의 시간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학기 중에 학원에서는 영ㆍ수를 위주로 공부합니다. 

교육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과목의 수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래서 전체 과목의 공부 순서를 안배하고, 학습량을 조절하고,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영어ㆍ수학은 학원에 다니고 나머지는 혼자서 공부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정작 학생이 혼자 습득하기 가장 어려운 국어ㆍ토론ㆍ독서ㆍ논술 등은 학원 선택에서조차 뒤로 밀려있습니다.

나머지 과목들은 학교 수업시간에 진도만 충실히 따라잡아도 시험 준비가 수월합니다. 그런데 학기 중에 영ㆍ수만 열심히 하다가 내신대비 기간에 전 과목을 꺼내 놓고 공부를 시작하니 새벽까지 벼락 치기를 해도 학습량이 벅찹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잠을 줄여가면서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과가 나지 않는 함정에 빠지죠. 그렇게 힘들게 내신대비를 했으니 시험 후에는 또 상당한 휴식기간과 보상이 따라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학교에서 8시간. 연간 학교에 다니는 날짜를 평균 200일로 잡으면 약 1,600시간, 6년을 곱하면 9,600시간이 됩니다. 아웃라이어에서 밝힌 한 분야에 고도의 전문가가 탄생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에 해당하는 시간의 양입니다. 이 시간이 중ㆍ고등 6년 동안 학습에서 배제되면 방과 후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학습 시간의 설계가 나오지 않습니다.

자녀가 사춘기를 넘어서면 스스로도 진학에 대한 막연한 염려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무엇보다 먼저 시간을 계산해 주면서 알려 주어야 할 것이 바로 학교 공부에서 승패가 갈리는 ‘공부,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과목 공부를 잘 하는 어떤 비법보다 더 성과를 보장하는 무료 특별 과외인 셈이죠. 자녀가 이런 내용을 알고 공감을 한다면 꼭 약속을 하세요. “교실에서 제일 앞자리에 앉기!” 한 교실에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5명은 모두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이었습니다.

앞자리에 앉으면 상위 1% 승자의 법칙이 적용되기 시작됩니다!

학교 선생님은 주로 앞에 앉은 5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자연스럽게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과 교감이 커지고 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런 관계의 반복으로 점점 학교생활이 재미있어지고, 공부에도 흥미를 가지게 되는 순환이 일어납니다.

물론 최근에 학교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플립러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곳은 예외이겠지요. 플립러닝으로 바뀌고 학교 전체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좋은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니까요. 플립러닝 수업을 해도 학생의 참여도에 의해 성과는 차이가 나고, 실력차이는 만들어집니다. 

기존의 수업을 고수하고 있는 곳이든 플립러닝 수업을 하고 있는 곳이든 중ㆍ고등학생 시절 1만 시간 동안 수업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공부 걱정은 줄어들 것입니다.